시멘트 사일로 배출 불량 — 브릿징인지 래트홀인지 어디서 갈리는가
배출 지령은 나가는데 시멘트가 내려오지 않으면, 사일로를 두드리기 전에 로드셀 잔량 기록부터 봅니다. 배출이 끊긴 시각의 잔량, 그리고 직전 몇 회 배출에서 잔량이 멈춘 지점. 이 두 값이면 아치가 걸린 브릿징인지 가운데만 빠진 래트홀(rathole)인지 대체로 갈립니다.
순서를 뒤집으면 손해가 남습니다. 래트홀인데 브릿징으로 보고 외벽에 바이브레타를 붙여 돌리면 벽면에 남아 있던 재료가 더 다져집니다. 진동은 분체를 흐르게 하는 만큼 다지기도 합니다. 그날은 조금 나오다가 다음 배출에서 쓸 수 있는 잔량이 더 줄어듭니다.
아치가 걸린 것인가, 가운데만 빠진 것인가
브릿징은 배출구 위쪽에서 입자들이 서로 맞물려 아치를 만든 상태입니다. 아치 아래는 비어 있고 위는 그대로 차 있어서, 스크류나 로터리 밸브는 돌지만 아무것도 나오지 않습니다. 걸리는 높이는 대개 콘과 원통이 만나는 부근입니다.
래트홀은 배출구 바로 위로 좁은 관 하나만 뚫려 그 안의 재료만 빠져나가고 벽면 쪽은 남는 현상입니다. 처음에는 정상적으로 나옵니다. 뚫린 관 안의 재료가 다 나간 뒤에 멈추기 때문에 멈춘 시점의 잔량이 큽니다. 벽에 붙어 남은 재료는 시간이 갈수록 굳습니다.
대책이 갈리는 지점이 여기입니다. 브릿징은 아치 하나를 무너뜨리면 그 배치는 넘어갑니다. 래트홀은 벽면 재료를 흐르게 만들지 못하는 한, 잔량 표시가 아무리 커도 쓸 수 없는 재고입니다.
안을 눈으로 확인하는 방법은 여기서 다루지 않습니다. 사람이 들어가 봉으로 찌르다 아치가 무너지면서 매몰되는 사고가 정확히 그 자세에서 납니다. 진입이 불가피한 상황이라면 환기·농도 측정·감시인 배치를 먼저 확인하고 절차를 밟습니다. 아래는 모두 사일로 밖에서 읽는 신호입니다.
로드셀과 레벨 지시가 갈리는 자리
사일로 상부 레벨 센서와 하부 로드셀은 서로 다른 것을 봅니다. 레벨은 표면 높이를, 로드셀은 전체 무게를 잡습니다. 이 둘이 어긋나는 방향이 판별의 핵심입니다.
래트홀에서는 중심부만 비므로 표면이 깔때기 모양으로 꺼집니다. 레벨 스위치가 중앙에 매달린 형식이면 재료를 놓쳐 비었다는 쪽으로 넘어가는데 로드셀 무게는 거의 그대로입니다. 다만 벽면 취부 회전패들식이면 중심만 빠져도 패들은 계속 덮여 있어 접점이 움직이지 않습니다. 먼저 도면에서 레벨 스위치가 어디에 붙어 있는지 확인하고, 벽면 취부라면 이 항목은 판별에서 빼고 로드셀 쪽만 봅니다.
브릿징은 둘 다 멈춥니다. 표면 높이도 무게도 움직이지 않습니다. 아치 위 재료가 자리를 그대로 지키고 있기 때문입니다.
레벨 접점이 언제 넘어갔는지는 배칭 화면의 경보 이력에 시각과 함께 남아 있습니다. 그 시각을 로드셀 그래프 위에 겹쳐 보면, 무게가 멈춘 시점보다 레벨이 먼저 비었다고 말했는지가 한눈에 나옵니다. 레벨이 먼저면 래트홀입니다.
재발 방식도 갈립니다. 래트홀은 사일로 형상이 만드는 흐름이라 재현됩니다. 잔량이 어느 선 아래로 내려가면 거의 매번 같은 자리에서 멈추므로, 배칭 기록 몇 주치에서 배출 중단 시각의 잔량만 뽑아 늘어놓으면 값이 좁은 범위에 모입니다. 브릿징은 재료 상태가 만드는 사건이라 흩어집니다. 장마철, 주말을 넘긴 뒤 첫 배출, 새 로트를 받은 직후처럼 조건이 겹칠 때 나오고 멈춘 잔량도 제각각입니다. 거의 가득 찬 상태에서 멈췄다면 브릿징 쪽입니다.
밖에서 읽을 수 있는 나머지 신호
잔량 기록으로 갈리지 않을 때만 콘 외판을 타진합니다. 압송이 끝나 사일로가 대기압으로 돌아온 뒤, 배출구 직하부와 스크류 점검구 앞을 비우고 옆에서 접근해 고무망치로 가볍게, 아래에서 위로 올라가며 소리를 듣습니다. 아치를 깨려는 세기로 치지 않습니다. 걸려 있던 아치가 무너지면 위에 얹힌 재료가 한꺼번에 떨어지고 상부로 분진이 뿜습니다. 빈 소리에서 둔탁한 소리로 바뀌는 높이가 있으면 그 위에 재료가 얹혀 있다는 뜻이고, 아치 하면일 가능성이 큽니다. 래트홀은 벽면에 재료가 붙어 있어 아래위가 모두 둔탁합니다.
에어레이션이 붙어 있으면 공급 압력계 지침이 갈립니다. 아치가 배출구 위를 덮고 있으면 공기가 빠질 길이 좁아 압력이 올라간 채 유지됩니다. 래트홀은 이미 뚫린 관으로 공기가 곧장 올라가 버려 압력이 잘 오르지 않고, 대신 상부 집진기 차압이 먼저 움직입니다. 넣은 공기는 어디로든 나가야 하고 그 길이 필터이기 때문입니다. 필터가 막혀 있으면 갈 곳이 없어져 압력이 사일로 안에 남고, 상부 압력방출밸브가 뜹니다.
증상별로 어디를 보나
| 증상·조건 | 유력한 원인 | 이렇게 확인한다 | 잘못 짚으면 |
|---|---|---|---|
| 배출 지령 후 잔량이 전혀 안 줄어든다 | 배출구 위 아치(브릿징) | 로드셀·레벨이 함께 정지. 콘 외판 타진에서 빈 소리와 둔탁한 소리의 경계 높이 | 래트홀로 보고 잔량을 믿은 채 다음 배치를 걸면 계량 미달로 배합이 틀어짐 |
| 얼마간 나오다 잔량이 큰 상태에서 끊긴다 | 중심관만 흐르는 래트홀 | 중앙 취부 레벨은 낮고 로드셀은 높음. 중단 시점 잔량이 회차마다 비슷 | 아치로 보고 벽면 진동을 걸면 남은 재료가 더 다져짐 |
| 주말·장마 뒤 첫 배출에서만 막힌다 | 흡습과 장기 저장 압밀 | 마지막 배출 이후 경과일과 그 기간의 강우·습도 대조 | 형상 탓으로 돌려 배출구 개조를 검토하면 비용만 나감 |
| 에어를 넣어도 공급 압력이 안 오른다 | 이미 뚫린 관으로 공기가 빠져나감(래트홀) | 에어 공급 압력계와 집진기 차압을 같은 시각으로 대조 | 에어량을 더 올리면 분진만 필터로 몰림 |
| 슬래그·플라이애시 사일로에서만 반복 | 미분 비율이 높은 재료 | 같은 기간의 품목별 배출 중단 횟수 비교 | 시멘트와 같은 조건으로 운용해 재발이 계속됨 |
| 배출은 되는데 계량값이 튄다 | 벽면에 굳어 있던 재료가 간헐적으로 낙하 · 재료분리 | 계량 편차 기록과 배출 중단·재개 시각 대조 | 계량 오차로 보고 로드셀 교정만 반복 |
재료가 변한 것인가, 사일로가 원래 그런가
여기까지 오면 원인은 두 갈래로 좁혀집니다. 브릿징은 재료 쪽에서 옵니다. 수분을 먹어 입자끼리 붙었거나, 오래 세워 두어 자중으로 압밀됐거나, 미분이 많은 재료를 담았거나, 뜨거운 상태로 받아 식으면서 서로 물린 경우입니다. 흡습이 진행돼 응결이 시작된 시멘트는 배합 성능도 이미 떨어져 있으므로, 뚫는 것과 별개로 그 재고를 쓸지 판단해야 합니다.
래트홀은 사일로 형상 쪽입니다. 콘 각도가 완만하고 배출구가 작으면 벽면 재료가 움직일 이유가 없습니다. 이 조건에서는 재료가 멀쩡해도 중심만 빠집니다. 그래서 래트홀은 배합을 바꾸거나 시멘트 공급처를 갈아도 그대로 남습니다. 레미콘 공장에서 특정 사일로만 유독 자주 걸린다면 재료보다 그 사일로의 치수를 먼저 의심합니다.
콘 각도와 배출구 치수는 이미 세운 사일로에서는 바꾸기 어려운 값입니다. 반대로 배칭플랜트를 새로 구성하는 단계라면 아직 도면에서 조정할 수 있고, 믹서·계량부와 함께 정해지는 항목이라 배칭플랜트 구성을 검토할 때 같이 확인합니다.
판정이 뒤집히는 경우
두 현상이 순서대로 겹치기도 합니다. 래트홀로 중심관이 뚫린 뒤 벽면 재료가 한꺼번에 무너져 배출구 위에서 다시 맞물리면, 잔량이 큰 상태에서 아치가 걸린 모양이 됩니다. 이때는 로드셀도 레벨도 함께 멈춰 브릿징처럼 보입니다.
구분은 직전 이력에 있습니다. 멈추기 전에 정상 배출 구간이 있었는지, 그 배출량이 중심관 하나 정도였는지를 봅니다. 아무것도 안 나온 채 멈췄다면 처음부터 아치입니다. 나오다 멈춘 뒤 다시 걸렸다면 뿌리는 래트홀이고, 아치를 무너뜨려도 다음 배치에서 같은 자리로 돌아옵니다.
잔량이 적을수록 잘 막힌다고 보기 쉬운 것도 뒤집히는 지점입니다. 위에 쌓인 무게는 아치를 밀어 내리는 힘인 동시에 아래 재료를 다지는 힘입니다. 오래 가득 채워 둔 사일로의 첫 배출이 걸리는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다시 나오기 시작하면 병목은 아래로 내려갑니다
막힘을 풀고 나면 그동안 굳어 있던 덩어리가 한꺼번에 통과합니다. 첫 번째로 걸리는 곳은 로터리 밸브와 스크류입니다. 재개 직후 구동부 전류값이 평소보다 높게 유지되면 덩어리가 계속 물려 들어오고 있다는 뜻이고, 그대로 두면 날개가 먼저 상합니다.
두 번째는 계량부입니다. 벽에서 떨어진 덩어리가 간헐적으로 들어오면 계량 편차가 커지고 배합이 흔들립니다. 뚫은 당일 배치의 계량 기록은 따로 봐 두는 편이 낫습니다.
세 번째는 상부입니다. 뚫는 데 쓴 공기와 날아오른 분체가 한꺼번에 필터로 몰리면서 집진기 차압이 올라가고 상부에서 분진이 새는 국면으로 넘어갑니다. 그리고 같은 사일로에서 막힘이 반복된다면 다음 질문은 무엇으로 푸느냐입니다. 에어패드·에어캐논·바이브레이터가 각각 푸는 문제가 서로 다릅니다.
콘 각도와 배출구 치수, 마지막 배출 이후 경과일을 문의로 보내 주시면 어느 쪽부터 확인할지 회신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