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료분리
굳지 않은 콘크리트에서 굵은골재와 모르타르·물이 서로 갈라져 균질성을 잃는 현상. 곰보와 강도 편차의 원인이며, 결과로 나타나는 곰보와는 원인과 결과의 관계로 구분해야 한다.
한 줄 정의
굳지 않은 콘크리트에서 굵은골재와 모르타르(또는 물)가 서로 갈라져 배합 설계대로의 균질성을 잃는 현상이다.
어원과 표기
영어 segregation의 번역어로, 한자어 그대로 '재료가 분리된다'는 뜻이다. 은어라기보다 표준시방서에도 그대로 나오는 정식 용어이므로 문서에 재료분리로 적으면 된다.
현장에서는 상황에 따라 "골재가 뜬다", "자갈만 굴러 나온다", "몰탈만 나온다"처럼 나눠 말한다. 물이 위로 떠오르는 쪽만 따로 블리딩이라 부르는데, 엄밀히는 블리딩도 재료분리의 한 형태(수직 방향, 물과 고체의 분리)다. 보고서에서는 "재료분리(굵은골재 편중)", "재료분리(블리딩)"처럼 어느 쪽인지 붙여 적는 편이 오해가 적다.
혼동하기 쉬운 것
| 대상 | 무엇이 다른가 | 언제 쓰나 | 잘못 쓰면 생기는 일 |
|---|---|---|---|
| 블리딩 | 블리딩은 물이 위로 뜨는 것. 재료분리는 여기에 더해 굵은골재가 아래로 가라앉거나 흘러내려 고체끼리 갈라지는 것까지 포함한다 | 표면에 물만 고였으면 블리딩, 골재 편중까지 보이면 재료분리 | 골재 편중을 블리딩으로 적으면 마감 타이밍만 조정하고 낙하고·배합은 그대로 두게 된다 |
| 곰보(허니컴) | 재료분리는 원인 쪽, 곰보는 탈형 후 눈에 보이는 결과 쪽이다. 다짐 부족만으로도 곰보는 생긴다 | 타설 중 관찰 → 재료분리 / 탈형 후 관찰 → 곰보 | 곰보를 무조건 재료분리로 단정하면 진동다짐·거푸집 누출이라는 진짜 원인을 놓친다 |
| 콜드조인트 | 배치와 배치 사이의 시간 문제. 재료분리는 한 배치 안의 균질성 문제 | 이어치기 간격을 따질 때 vs 운반·타설 방법을 따질 때 | 대책이 정반대다. 배합만 손봐도 이어치기 지연은 그대로다 |
| 슬럼프 저하(슬럼프 로스) | 시간이 지나며 반죽질기가 되직해지는 것. 재료분리는 대개 반대로 너무 묽을 때 심해진다 | 도착 시 슬럼프 시험 결과를 볼 때 | 슬럼프가 떨어졌다고 현장에서 물을 타면(가수) 물-결합재비가 올라가 재료분리와 강도 저하를 동시에 부른다 |
현장에서 실제로
펌프카 붐 끝에서 벽체 상부로 그냥 쏟아부을 때, 첫 배출분에서 자갈이 먼저 튀어 아래로 굴러가고 모르타르는 위에 남는다. 기둥 거푸집 상단에서 4~5m를 자유낙하시키면 하부에는 굵은골재가, 상부에는 모르타르가 몰린다.
"오늘 좀 되네요, 물 좀 탈까요?" — 이 대화가 나오는 순간이 위험 구간이다. 반죽이 뻑뻑해 시공성이 나쁘면 물이 아니라 유동화제·고성능 감수제로 풀어야 하고, 그 판단은 배합 담당이 한다.
또 하나 흔한 장면은 슬럼프 시험이다. 슬럼프콘을 들었을 때 가장자리로 모르타르만 흘러나가고 가운데 자갈 무더기가 남으면, 수치가 규격 안이라도 재료분리 경향이 있는 배합이다.
실무에서 틀리면 생기는 일
같은 부재 안에서 강도가 위아래로 달라진다. 골재가 몰린 하부는 모르타르가 부족해 곰보가 되고, 모르타르가 몰린 상부는 건조수축이 커져 균열과 표면 취약층이 생긴다. 코어를 어디서 뽑느냐에 따라 강도 결과가 달라지므로, 강도 미달 분쟁에서 채취 위치를 두고 다툼이 벌어진다.
압송 중에 분리가 일어나면 배관이 막힌다. 관을 분해해 청소하는 사이 아래 콘크리트는 계속 굳어, 재료분리 사고가 콜드조인트 사고로 번진다.
가장 값비싼 실수는 현장 가수다. 물을 더하면 슬럼프는 회복된 것처럼 보이지만 물-결합재비가 올라가 강도·내구성이 함께 떨어진다. 게다가 배합 승인 조건을 벗어난 행위이므로, 나중에 강도가 안 나오면 책임이 전적으로 현장에 귀속된다.
수치와 규격
- 타설 시 콘크리트의 자유낙하 높이는 1.5m 이하가 표준시방서(KCS 14 20 10)의 일반 기준이다. 그보다 높으면 슈트·트레미관·연직 슬리브를 쓴다.
- 내부진동기 삽입 간격은 0.5m 이하, 한 자리에서 지나치게 오래(통상 5~15초를 넘겨) 걸면 오히려 진동에 의한 재료분리가 일어난다. 진동기로 콘크리트를 옆으로 밀어 이동시키는 것은 금지다.
- 슬럼프는 KS F 2402(콘크리트의 슬럼프 시험 방법)로 확인한다. 목표 슬럼프는 부재·공법에 따라 시방서가 정한다.
- 운반·타설 중 임의의 물 추가는 금지다. 시공성 조정은 승인된 혼화제로 한다.
- 굵은골재 최대치수와 철근 순간격의 관계 등 세부 제한은 부재·설계기준에 따라 다르므로 해당 시방서를 확인한다.
수치 기준이 성립하지 않는 자리
자유낙하 1.5 m, 진동기 간격 0.5 m 같은 값은 보통 콘크리트를 일반적인 부재에 칠 때의 기준이다.
고유동 콘크리트는 다짐을 전제하지 않고 스스로 채워지도록 설계된 배합이라, 진동을 넣으면 오히려 분리가 일어난다. 반대로 된반죽 영역에서는 0.5 m 간격으로도 채워지지 않아 다짐 방식 자체가 달라진다.
배근이 촘촘한 부재, 벽체처럼 좁고 깊은 부재에서는 낙하 높이를 지켜도 철근에 부딪히면서 분리가 일어난다. 이런 자리는 높이가 아니라 투입 위치와 트레미 사용 여부가 관리 대상이다.
압송도 조건이다. 배관이 길거나 굽힘이 많으면 관 안에서 분리가 진행되므로, 낙하 높이를 지켰다는 것만으로 분리를 막았다고 볼 수 없다.
이 일을 오래 한 사람이 걸리는 곳
표면이 고와 보이면 잘 쳐졌다고 본다. 재료분리는 위쪽에 모르타르가 몰리는 현상이라, 분리가 심한 부재일수록 표면은 오히려 매끈하다. 곰보는 아래쪽과 거푸집 안쪽에서 생긴다. 표면 상태로 판단하는 습관이 오래될수록 이 역전을 놓친다.
진동을 오래 주는 것이 안전하다고 본다. 한 자리를 길게 잡으면 굵은골재가 가라앉고 모르타르가 떠오른다. 표면에 페이스트가 올라오고 기포가 멎으면 그 지점은 끝난 것이고, 더 넣는 것은 분리를 만드는 일이다.
슬럼프가 죽었을 때의 판단을 현장에서 혼자 한다. 물을 넣으면 슬럼프는 회복된 것처럼 보이지만 배합 승인 조건을 벗어난 행위라, 나중에 강도가 안 나오면 책임이 전적으로 현장에 귀속된다. 반송이 원칙이고, 그 판단을 기록으로 남기는 것이 개인을 보호한다.
자주 받는 질문
슬럼프가 크면 무조건 재료분리인가요?
아니다. 슬럼프가 크더라도 잔골재율·분체량·혼화제가 맞으면 분리되지 않는다. 고유동 콘크리트나 자기충전 콘크리트는 슬럼프플로가 매우 크지만 재료분리 저항성을 별도로 설계·시험해 확보한다. 문제는 물로 슬럼프를 키운 경우다.
분리된 콘크리트를 삽으로 섞어서 쓰면 안 되나요?
타설면에서 삽으로 되섞는 것은 균질성을 회복시키지 못한다. 이미 갈라진 골재와 모르타르를 손으로 뒤집는 정도로는 원래 배합이 되지 않으며, 그 자리만 다시 다지느라 주변에 과다 진동을 주기 쉽다. 분리가 심하면 해당 분량은 반출 대상으로 판단한다.
펌프 압송이 원인일 때는 무엇을 먼저 보나요?
관 지름 대비 굵은골재 최대치수, 배관 곡관 수와 수평·수직 환산 길이, 초기 압송 시 윤활용 모르타르 처리, 그리고 압송 중 대기 시간을 본다. 배합보다 배관 계획이 원인인 경우가 적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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